기능성 소설이 좋나요?

송 교수는 ‘기능성게임’에 주목했다. 게임이 가진 ‘재미’라는 내재적 동기가 인간의 현실 속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이미 의료, 복지, 캠페인 등에서 게임을 이용한 (선한 의도를 담은) 메시지 전달 효과가 증명됐다”며 “게임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정부나 산업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기사를 보니 어린 시절 학습만화를 읽던 생각이 났다. 난 만화가 좋았는데, 만화를 보면 혼이 나야 했고 '학습만화'를 보면 혼나지 않아도 됐으니 봤을 뿐이었다. 생각해 보면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상대성 이론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은 많겠지만, '상대성 이론 학습만화'를 보면서 물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쥬라기 공원을 읽으면서 유전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늘어났겠지만, 누가 기능성 소설을 읽으면서 생명 복제의 비윤리성을 처절하게 통감할까.

게임이 마약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은 바를 이해 못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소설도, 만화도, 영화도 한때는 마약 취급을 당했다. 예술은 원래 쓸 데 없는 일을 하는 것이라서 쓸모 있는 것만 찾는 사람들에게는 배척당하게 마련이니까. 좀 더 당당할 수는 없을까. '기능성 게임' 같은 건 필요 없다고. 게임은 그냥 재미있어서 게임이게 마련이라고. 내 세대는 "저질 왜색문화가 우리 청소년들의 정신을 좀먹습니다"라거나, "불량한 흑인 문화에 아이들을 맡길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이던 어른들 틈에서 자라난 세대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존경하고, 마이클 잭슨에 열광했던 그들이 지금 뇌가 부족하고 불량스러운 인간들로 성장했나? 백보 양보해서 야한 일본애니메이션을 보고 힙합 뮤지션들이 총질해대는 걸 거의 날마다 보고 자랐던 우리 세대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대라도 됐을까? 좋아하는 건 그냥 좋아하는 것일 뿐. '기능성 게임'은 솔직히 재미없잖아.